드디어.. 실습 중에 첫 단추인.. 내과가 끝이 났다.
사실... 제대로 아는건 하나도 없는 것 같고...
뭔가... 선생님들이 대단해 보이기만 하고...
알아듣는 말은 하시는 말씀의 1/3밖에 안되고...
조금 난해했다...
목적지는 알겠는데...
지도도 없고... 나침반도 없는 기분?
부족한 나침반인 몇권의 책들과...
모르는 곳이 너무 많은 '나' 라는 지도를 보고..
과연 제대로 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결과에 이르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 일이 상당히 흥미를 끈다는 것?
무언가..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무언가.. 타인에게 힘이 되고 싶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가져온 단 한가지의 목표문장.
완벽함으로 무장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의 지식, 어느 정도의 인간성, 어느 정도의 감수성...
어느 정도의 따듯함, 어느 정도의 능력, 어느 정도의 의무감...
그 속에서 하나로 귀결되는 통일된 완성형...
내가 꿈 꾸고 있는.. 정말... 두루뭉실 하기만 하여...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즉답이 어려운 난제들...
하지만, 본능적인 행동에 충실하면... 결국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렇게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에 한가지 얻은 심득이 있다면...
그것은.. 본능에 대한 것이다...
본능.. 그리고 이성... 두 개념은...
항상 '나' 라는 존재 안에서 나뉘어 끊임 없이 교류하고 있는 존재...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본능 안에... 이성이 있더라...
즉... 동물적 본능과... 초월적 본능이 있는 것이더라...
이성은... 논리적 사고.. 라고 불리는 녀석인데...
논리를 구사하는 사람이 '나'라면..
'나'가 구사하는 논리적 사고는.. 결단코 '나'를 벗어날 수 없다..
즉, '나'가 보고 있는 세상 속에서 세워진 논리 이므로... 그것이 아무리 객관적이라 하더라도...
'타인'이 보는 기준이 들어오면.. 결단코 객관적이며, 심지어 논리적이지도 않다.
사고를 쪼개고 쪼개서... 가장 기초적인 부분까지 다가가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따위의 절대 의심할 수 없는 명제.. 외에는 남지 않게 되는데...
저 문장을 잘 보면... 존재하지 않으면..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말도 나오게 되는데...
그렇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므로.. 생각이란 당연한 것이다...라는 말이고..
그 생각이 무엇이냐... 라고 물으면... 존재가 마주치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생각이 되고..
생각의 갯수로 보자면.. 절대 셀 수 없는.. 엄청나게 많은 생각이 될 것이다.
(의식적으로 느끼는 것만 꼽는다기 보단, 무의식적인 수준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그렇다면.. 거기서 딱 하나를 찝어서 집중을 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 바로 그 변화의 단초는.. 어디서 오는걸까?
바로.. 호기심... 그것이 아닐까?
뭐.. 자극에 대한 반응.. 역시 호기심의 일종이다..
그렇다면... 사고의 흐름이라고 불릴 수 있는 수준의 사고는..
굉장히 본능적이고 단순한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이성 역시... 본능에서 .. 본능이 불러오는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심리학의 초자아.. 라는 녀석은.. 굉장히 이성적이고 객관적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초자아가 근간을 이루고 있는 뿌리는.. 결국 '나'라는 사람 그 자체에서 비롯 된 것..
결국 그 초자아도 본능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갑자기 '나' 라는 것을 규정하고 싶어지는데...
뭐.. 그것은.. 인생에 걸쳐서 계속 규정되어 나아가는 바... 지금은 중요치 않고...
다시 본능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그렇다면.. 본능에 충실하다.. 라는 말은..
자신의 동물적인 본능과 초월적인 본능(초자아)의 이야기를..
잘 듣고 그에 따른다... 라는 말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물론... 본능에 충실해라.. 본능에 충실한 녀석.. 할때의 본능은..
보통은 동물적인 본능을 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때로는.. 그 본능의 대상이 초월적 본능을 포함 하는 바...
여기서 본능적인 행동에 충실하다... 는 것은.. '나'에 충실한다.. 고 크게 말할 수 있겠다.
정리하면... '나'라는 사람 안에 내재된.. 동물적인 감각의 본능과... 초월적인 본능(초자아 혹은 이성)이..
어떠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나'라는 사람 그 자체가..
귀를 기울이고 충실한다면... 자신이 찾고자 하는 답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식의 생각에 다다랐다.
한발 나아가서.. 귀를 기울이고 충실한다.. 라는 것은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인지...
계속 관찰을 해본 결과... 신기한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동물적인 감각의 본능이 결국은 초월적인 본능을 이긴다...
그러나.. 동물적인 감각의 본능이 초월적인 본능을 이기는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고뇌, 행복, 불안, 외로움 들은..
'나'라는 사람을 한층 더 굳건하고, 성숙하게 만들며, 궁극적으로 '나', '세상', '타인'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한다.
따라서, 동물적인 감각의 본능에 언제나 대항하는 초월적인 본능에 귀를 기울이고...
끊임없이 고뇌하고.. '나'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런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과 실습 중에서나.. 또는 그 외에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너무나 많이 생각을 했다..
그 속에서 많이 힘들어하고, 많이 부딪히기도 하고, 많이 웃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층 더 커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배울거리가 많고.. 아직도.. 커야할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굉장히 즐거움을 느꼈다... 그리고 이 과정들이 모두.. 내가 원하는 목표문장에
가까워 질 수 있는 단초들이 될거라는 사실에 많이 기쁘다.
참으로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으며,
앞으로도 의미있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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